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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이 짓밟은 문학 피눈물 언제 그칠까
아프가니스탄은 고도로 정치화한 나라다. 특히 1979년에서 1991년에 걸친 소비에트의 침공 기간 동안 그들이 세운 정부의 사회-정치구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당대의 아프간 문학은 아프가니스탄 인민 민주당으로 알려진 집권당의 손바닥 안에서 단순한 도구 이상으로는 활동하지 못할 정도로 대단히 정치화했다.

사실상, 그러한 정치화의 창시자와 실행자들은 다름 아닌 당원 시인, 당원 작가와 같은 인민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이었다. 그들이 “우리와 함께하는 것이 아니면 우리에게 대항하는 것이다”라고 선언했을 때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었다. 생존하기 위해, 상당수의 시인, 작가, 언론인, 학자들이 체제에 결탁하여 정부 자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타협하고 ‘혁명적인’ 정부의 요구에 따라 문학과 예술 작품을 만들어야 했다.

정치라는 어두운 그림자 밑에 있는 시의 경향들에 관한 한, 그것들은 두 가지 주요한 범주를 형성하였다. 대단히 정치적/이데올로기적인 시들과 (주로 비정치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시인들에 의해 지어진) 단순 서정시들이었다.

소비에트 침공/점령기간에 다수의 시인과 작가들이 감옥으로 보내졌다. 대부분의 죄수들이 살아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일부는 몇 개월에서 혹은 10년까지 그곳에서 보냈다. 나 역시 이 시기 2만명의 지식인들과 더불어 카불 외곽의 악명 높은 감옥인 풀-에-차르키(Pul-e-Charki)에 투옥되었다. 경찰들의 끊임없는 위협과 금지소지품인 펜과 종이에 대한 엄격한 감시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함한 수감자들은 담뱃갑의 은박지, 신문의 빈 틈 등 글쓰기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해내어, 서로의 글을 교류하고 비평하며 끊임없이 공부했다. 나는 은박지에 몰래 쓴 시들을 면회 온 아내에게 은밀히 건네주었고 고맙게도 내 시들은 무사히 감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감옥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었다. 그 후 나는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석방되었다.

소련이 물러간 후의 공백은 탈레반이 장악했다. 아프간 문학은 더욱 유혈이 낭자하고 슬픈 이야기로 흐른다. 승리 후 첫 주에 이미 탈레반은 모든 문화, 언론, 예술 회합을 금지했고 카불에 있는 영화와 텔레비전 시스템을 폐쇄했다. 그들의 ‘문화’ 재앙은 그때 시작하여 바미안 불상 파괴 후에 최고점에 이르렀다. 그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모든 문화적 활동 가능성을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가, 시인, 작가들을 끊임없는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탈레반은 남아 있는 시인들과 작가들이 다시금 이란과 파키스탄으로 달아나도록 만들었다. 탈레반 정권 기간에 단 한 권의 문학서적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출판되지 못했다.

어쨌든 그들의 지배는 끝났다. 그러나 우리가 마냥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프간 문학은 항상 민중의 끊임없는 비극을 큰소리로 울부짖었고 지금도 여전히 울어 예느라고 갈라진 목청과 같다는 것을 반드시 말해야 하겠다. 애처롭게도, 이 모든 피맺힌 외침들이 아직까지도 세상에서 그에 합당한 메아리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피의 연못 속에서 항해하는 조각배보다 더 나을 것이 없을 정도로 유혈 사태를 경험했다. 우리는 여전히 줄지 않는 유혈의 산 증인이다. 고통의 확산이 멈출 시간과 장소는 오직 신만이 알고 계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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