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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은 절망과 희망 사이에 서있어
2002년 코트디부아르는 정치적, 군사적 갈등의 깊은 골로 접어들었다. 나라는 둘로 분리되었다. 반군이 지배하는 북과 친정부 성향의 남이 그 주인공들이었다. 갈등의 핵심은 ‘코트디부아르인이란 과연 누구인가’를 규정하는 일이었다. 그것은 누가 코트디부아르인이고, 누가 그렇지 않은가를 묻고 있었다. 이웃한 국가들 중 북쪽 지역에 위치한 기니와 말리, 특히 부르키나 파소인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 7월, 오우아가도우고 평화협정을 통해 전쟁은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나는 2004년에 쓴 <포코우 여왕>이라는 책에서 코트디부아르의 갈등을 과거 구전전통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제기해보려는 시도를 했다. 이미 익히 알려진 전통에 따르면 포코우 여왕은 왕위 계승 전쟁이 끝난 후 아샨티 왕국(과거 가나 왕국/역자)으로 도피를 했다고 한다. 도주자들이 강을 건너야 하는데, 강이 너무 크고 넓어 건너기가 힘들어지자, 포코우 여왕은 자신이 낳은 갓난아이를 물속에 던져 버렸다. 이를 통해 여왕의 추종자들과 후에 바울레 왕국(‘바울레’는 “아이를 희생하다”라는 뜻)을 세우게 되는 사람들은 무사히 뒤따라오는 사람들의 추격을 피할 수 있었다.

바울레 왕국, 다시 말해 지금의 코트디부아르의 탄생신화를 탐구함으로써 나는 오늘날 종족 간 갈등과 정치적 야심가들에 의해 갈기갈기 찢긴 코트디부아르의 정치적 갈등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 조감해보려고 했다. 일반적으로 바오인들은 거의 모두에게 ‘진짜’ 코트디부아르인으로 인정 받는다. 이들의 정체성에 대해 일말의 회의를 품는 자들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이들의 역사를 보면, 이들이 오늘날 가나에서 왔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전설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이것이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로부터 이동해왔다는 사실 말이다. 따라서 종족을 구분하여 싸우는 일은 온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국가가 오히려 풍성한 전통을 가진 법이다.

포코우 여왕의 희생은 내게 자신의 자식을 전쟁터로 내보내는 어머니의 희생을 떠올리게 한다. 아이들은 오늘날 권력 투쟁의 제물이 되고 있다. ‘소년병’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아이들을 납치해 전선에서 싸우게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지금도 서아프리카 몇몇 나라에서 자행되고 있다.

내가 <아비장 블루스>라는 그 다음 소설에서 긴밀히 탐구했던 주제가 바로 이것이다. 이 소설은 현대의 코트디부아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몰락한 한 가정을 다시 세우는 한 가족 이야기를 통해서 나는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내전의 참상과 이를 고발하는 새로운 방식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소설은 한 개인의 이야기이다. 소설의 얼개가 등장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한 개인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동시에 코트디부아르의 정치적 알레고리이기도 하다. 어떻게 그토록 전도양양하고 안정적인 기반을 가지고 있던 서아프리카의 한 모범적인 나라가 전쟁과 종족 간 갈등으로 인해 깡패국가로 바뀌어 갔는가를 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개인사적인 이야기를 통해서 나는 역사 속에 인간적 차원을 제공하려 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좀더 분명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사유가 깊고, 정치적으로 잘 교육 받은 동시에 도덕적으로 민감한 시민이 절실히 필요하다. 단지 아프리카에서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말이다. 이것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횡행하는 서구식 미디어만을 통해서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글과 말을 통해서, 논쟁과 지식의 습득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문학이 바로 이 경우 새로운 전선을 열어젖히는 소중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문학은 인간을 저해하는 어떤 것을 명확히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일말의 거리감을 인정한다. 때때로 역사를 개인사 및 소설과 섞기도 한다. 현재를 다루지만, 과거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글쓰기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쓰는 일에 대한 거부를 의미하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듣게 하고 그 속으로 인도하는 일이 문학의 일이기 때문이다. 문학이란 존재는 바로 이 모순 위에 세워진 것이다. 때때로 완벽한 침묵으로 귀결되는 절망과 완전히 새로운 행위를 추동하는 희망, 이 둘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 위에 말이다.

출처 : 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2467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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