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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2013-11-22 08:37:23, Hit : 1592, Vote :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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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함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일까
최소한의 아름다움

여기서 두 번째 통념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물들은 각각의 아름다움에 따라 비교되고
순위가 매겨질 수 있으며,
또한 최소한의 아름다움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이는 철학자들에 의해 논의되는 예술이나
자연의 ‘성스러운’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가장 낮은 단계의 아름다움이다.
예를 들어 식탁을 차리고, 방을 정돈하고,
웹사이트를 디자인할 때 볼 수 있는
미학적 미니멀리즘은
한눈에도 베르니니의 성녀 테레사의 법열
혹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에서 볼 수 있는
미학적 영웅주의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당신은 베토벤이 말년의 4중주곡과 씨름하던 것처럼
이것들과 씨름하지 않으며,
이것들이 예술적 성취의 업적 한가운데
영원히 기록되길 원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당신은 식탁, 방, 웹사이트가 보기 좋기를 원한다.
보기 좋다는 것은 아름다움이
일반적으로 문제되는 방식,
즉 눈을 즐겁게 함으로써가 아니라
당신에게 중요하고
당신이 의식적으로 보이는 것에
부여하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중요하게 된다.
이 통념은 건축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베네치아는 해안가를 장식하는 위대한 건물들,
즉 롱게나의 산타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카도로, 두체 궁전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아름답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건물들의 주변은 수수하기 때문에
이 건물들과 경쟁하지도, 이 건물들을 망쳐 놓지도 않는다.
이 주변이 가지는 중요한 미덕은
바로 조화로움 속에서, 자신이 주목받길 원하거나
고급 예술로서의 높은 지위를 요구하지 않는 데에 있다.
건축 미학에서 황홀한 아름다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 적절하게 어울리는 사물들이다.
이 사물들은 어떤 것도
특별하게 두드러지지 않고
좋은 분위기가 지배적인 거리가 광장처럼
부드럽고 조화로운 배경을, 지속적인 내러티브를 창조한다.
우리의 삶에서 아름다움 자체와
그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많은 이들이 가식 없는 거리,
근사한 신발, 고상한 포장지가 지니는
최소한의 아름다움을 경시한다.
이것들이 브라만테의 성당이나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와는
다른 가치 질서에 속하기는 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운이 좋다면) 여가시간에 즐기게 될
위대한 작품들보다 이러한 최소한의 아름다움이
우리의 일상적 삶에 더욱 중요하며,
우리 자신의 합리적 결정에 보다
더 복잡하게 연관된다.
이것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배경의 일부이며,
조화, 어울림, 예의바름에 대한 우리의 욕구는
이것들 속에 표현되는 동시에 확인된다.
게다가 위대한 건축 작품들은
종종 자신의 아름다움을 위해
이러한 열등한 아름다움이
제공한 겸손한 배경에 의존한다.
대운하에 있는 롱게나의 성당은,
그 그림자 안에 자리 잡은 수수한 건물들이
세인트 폴 대성당의 경관을 망쳐 놓는
콘크리트 블록으로 대체된다면
그 자신 있고 간곡한 모습을 잃게 될 것이다.


--- 로저 스크러튼 글 이진영 역 ‘아름다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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