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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2002-03-25 19:24:11, Hit : 7765, Vote :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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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는다는 게 ..... 이렇게 좋은 줄을 몰랐어요.
나는 P선생의 눈길을 피해 내린천의 냇물로 눈길을 돌렸다. 잔잔한 물살 위에는 가을 햇살이 여전히 금은의 가루가 되어 반짝이고 있었다. 그런 내 등 뒤로 또다시 흘리듯 무심한 어투로, 선생의 말이 들려왔다. "늙는다는 게 ...... 이렇게 좋은 줄을 몰랐어요."
나는 차마 P선생의 말을 등뒤로 흘려들을 수가 없어서, 저 냇물이며 가을 햇살에서 고개를 돌려 선생을 향했다. 선생의 얼굴을 본 순간, 나는 하마터면 어억, 하고 입밖으로 소리를 내어 놀랄 뻔했다. 선생의 조그만 얼굴이, 평소에는 그렇게도 음전하던 얼굴이 온통 주름으로 덮이다시피 하며 얼굴 전체로 소리없이 웃고 있었다.   - 송기원, '바보 막둥이'<창비 2002 봄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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