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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2016-09-11 10:32:43, Hit : 254, Vote :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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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정된 삶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Stenven Weinberg는
이렇게 말했다.
“우주를 이해하면 할수록
우주는 더 무의미한 것처럼 보인다.”
많은 과학자가 이런 결론에 동감한다.
과학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그 어떤 종합적인 계획이나 방향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물론 빅뱅이 있었고,
이제 우주는 모든 것이 흩어져 버린
춥고 생명 없는 장소가 될 것이다.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으로도
이 정도까지는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믿는
목적론적 계획이 아니다.
이것은 현재의 과학적 지식과
물리적 인과관계에 근거해서
직접적으로 도출된 예측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의 운명이나
숙명이 최종 목적을 향해 펼쳐지고 있다고
믿어서 해로울 것은 또 뭐가 있냐고
반문할 수 있다.
목적론의 진짜 문제는,
만약 당신이 진심으로 목적론을 믿는다면
당신의 개인의 행동이
미리 결정된 최종 목적에
어떤 영향도 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당신이 ‘신이 당신의 인생에 마련해놓은 계획’
에 부응해서 살지 못하더라도
당신은 모든 것을 초월하는 신의
장대한 목표가
결국 이루어지리라 믿을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말해 당신이
인생을 어떻게 살든,
그런 거대한 목적론적 목표라는 측면에서
보면 당신의 삶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믿음에
존재하는 모순을 깨닫지 못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랍다.
내가 이 목적론적 계획에서
담당해야 할 역할이 있지만,
내가 어떤 짓을 하든 간에
운명 지워진 계획은
최종 목적을 향해 계속해서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모순이
발생하는데도 말이다.
적어도 무의식적으로는
많은 사람이 이런 모순을
인식하고 있는 듯 보인다.
종교나 목적론적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삶에 주어진 계획대로
온전히 충실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으니 말이다.
하물며 자기에게 개인적으로 주어진
계획이 무엇인지 알아내려
노력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다시 한 번 물어보자.
이런 믿음을 가져서 해롭거나
위험할 것이 대체 무엇인가?
만약 세상이 어떤 형이상학적 계획을
따라 움직이도록 운명 지워져 있어
거기에 당신은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면
귀찮게 책임감 있는
인간이 될 필요가 무엇이란 말인가?
자신의 삶,
그리고 자신이 내리는 모든 선택이
세상과 세상의 가까운 미래에
잠재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믿음을 통해서만
우리는 책임감 있게 세상을
보살피는 이성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
운명 지워진 최종 목표나 사후세계,
우주의 장엄한 목적,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일어날 최후의 심판이 없어야만
비로소 우리가 하는 일이 중요해질지 모른다.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말이다.
아마도 우리의 인생과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은 운명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선택일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만이 우리로 하여금
하나밖에 없는 지구가 환경오염과
인구과잉으로 시름하는 것이
나쁜 일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이끌어준다.
만약 지구가 우리가 아는 유일한 안식처고,
짧게 지나가는 이 인생이
우리의 유일한 삶이며,
우리 자손들의 미래가 바꿀 수 없는 운명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행동에 달려 있다면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그냥 포기해 버리거나,
아니면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의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스스로 배우려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실존주의자들이 권하는 길이다.
실존주의자들은 자신의 선택에
책임감을 느끼고,
따라서 행동을 통해 삶을 창조해갈 줄 아는
‘진정한 인간authentic person’이 되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긴다.
합리주의자rationalist들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 우리가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우리는 적어도 무언가를
‘망쳐놓는 일’은 피할 수 있다.
자신의 삶, 다른 사람들의 삶,
심지어는 사회의 미래까지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여러 가지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항성처럼 살아 있지 않는 물질은
자연 법칙 외에 과학이 감지할 수 있는
그 어떤 목적도 갖고 있지 않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단기적 목적을 실제로 가지고 있다.
바로 생존하고 번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목적은 특정 물리적 분자와
세포 복합체 그리고 신체에 한정되어 있으며,
장기적 목적을 지향하지 않는
유기체의 진화가 가져온 결과다.
한 유기체의 생존과 번식은
수천 세대 앞의 미래를 내다보며
무엇이 필요할지 고민하지 않는다.
장기적인 형이상학적 목표,
목적, 운명 같은 것이 존재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실재한다는
경험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는 없다.
목표와 계획을 설정할 수 있는
인간으로서 우리는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
실로 중요하면,
그 선택이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이런 관점을
온전히 받아들여야만
우리는 현명하고 사려 깊은 선택의 중요성,
그리고 어떤 선택이 가능하며
그 각각의 선택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를
객관적으로 저울질 해보는 일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성을 그리고 강조하지 않는
일부 인본주의자humanist들은
다양한 버전의 목적론적 종교적 믿음을
방대한 문화적 다양성의 일부라 여기고,
이런 것들이 인간성을 풍요롭게 하며,
우리를 좀 더 흥미로운 종으로 만든다고 믿는다.
이런 생각에도 일리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합리주의자라면 인류 사회의 책임감 있고
이성적인 일원으로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는 그런 믿음들의 부정적 측면들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 글 : 데이비드 자글러David Zeigler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생물학 교수) / 번역 : 김성훈
‘운명론의 딜레마 – 결정된 삶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KOREA SKEPTIC  VOL.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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